일본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문학 작품들이 많으며, 그 배경지 역시 매력적인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일본의 문학 명작을 따라가는 여행 루트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작품 속 정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대표 문학 작품의 무대를 중심으로 한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도쿄 –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쿄는 일본 근대문학의 중심지로,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무대가 된 곳입니다. 이 작품은 한 고양이의 시선으로 당시 일본 사회와 인간 군상을 풍자한 유머러스한 소설로, 작가가 살던 집터와 기념관이 현재 관광 명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 기념관에서는 그의 필기, 초판본, 일기 등을 볼 수 있어 문학 팬들에게 성지로 통합니다. 주변의 와세다 대학과 신주쿠 일대는 소세키가 자주 거닐던 거리로, 작품 속 묘사와 직접 비교하며 걸으면 흥미로운 발견이 많습니다.
주소·이동 방법
주소: 2 Chome-20 Waseda Minamicho, Shinjuku City, Tokyo 162-0043, Japan
이동: 도쿄 메트로 도자이선 와세다역 하차, 도보 10분
아마가사키 –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 《인간 실격》은 일본 문학사에서 가장 강렬하고 비극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의 일부 배경은 오사카 인근 아마가사키 일대이며, 현재 다자이 관련 전시와 자료가 보존된 작은 문학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자이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곳 방문을 추천합니다. 또한 인근의 고즈넉한 주택가와 옛 상점 거리는 작품 속 시대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습니다.
주소·이동 방법
주소: Amagasaki City Museum of Literature, 3-93 Higashidaimotsucho, Amagasaki, Hyogo 660-0884, Japan
이동: 한신 전철 다이모쓰역 하차, 도보 5분
마쓰야마 – 나쓰메 소세키 《도련님》
《도련님》은 나쓰메 소세키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마쓰야마 시가 주요 무대입니다. 주인공이 시골 학교로 부임해 겪는 유쾌한 사건들을 그린 이 소설은 일본인에게 ‘국민 소설’이라 불릴 만큼 사랑받고 있습니다. 마쓰야마에는 ‘도련님 기념관’이 있으며, 소설 속 시골 학교와 온천 마을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고 온천은 작품 속에 등장하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주소·이동 방법
주소(도련님 기념관): 2-6-7 Dogomachi, Matsuyama, Ehime 790-0843, Japan
이동: JR 마쓰야마역에서 노면전차 이용, 도고온천역 하차, 도보 3분
가마쿠라 – 가와바타 야스나리 《산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산음》은 가마쿠라와 인근 지역의 고요하고 서정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가마쿠라는 바다와 절, 오래된 거리 풍경이 어우러진 도시로, 작품 속 주인공이 느꼈던 잔잔한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하세데라 절을 방문하면 문학적 감상이 배가됩니다.
주소·이동 방법
주소(하세데라 절): 3-11-2 Hase, Kamakura, Kanagawa 248-0016, Japan
이동: JR 가마쿠라역에서 에노덴 전철 하세역 하차, 도보 5분
하코다테 – 이사카 고타로 《골든 슬럼버》
현대 일본 소설 중 하나인 《골든 슬럼버》는 하코다테의 거리와 항구가 주요 무대로 등장합니다.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빠른 전개와 반전이 매력적이며, 영화화되면서 하코다테가 팬들의 성지로 부상했습니다. 소설 속 장면을 따라 항구, 구 하코다테 공회당, 모토마치 언덕 등을 걸으면 스토리가 현실과 맞닿는 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소·이동 방법
주소(구 하코다테 공회당): 11-13 Motomachi, Hakodate, Hokkaido 040-0054, Japan
이동: 하코다테역에서 트램 이용, 스유히라기초역 하차, 도보 7분
여행 전 읽으면 좋은 추천도서 5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한 이름 없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일본 근대 사회를 풍자한 작품입니다. 고양이는 인간의 허영심, 위선, 어리석음을 날카롭지만 유머러스하게 관찰하며, 당시 지식인 사회의 모순을 드러냅니다. 도쿄의 소세키 기념관과 그의 생활 무대를 여행할 때 작품 속 장면이 현실과 맞물려 더욱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주인공 오바 요조의 어린 시절부터 파멸에 이르는 삶을 일기 형식으로 그린 자전적 소설입니다.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고 내면의 불안에 시달리는 요조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며, 인간 존재의 고독과 절망을 깊이 탐구합니다. 아마가사키 여행 시 다자이 관련 전시를 보면 그의 삶과 작품 세계가 더 잘 이해됩니다.
《도련님》 – 나쓰메 소세키
도쿄 출신의 젊은 교사가 시골 학교로 부임해 겪는 유쾌한 사건과 소동을 담았습니다. 솔직하고 정의감 넘치는 주인공이 학교 내 부조리를 해결하는 과정이 통쾌하며, 일본 전통과 근대 문화가 교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쓰야마의 ‘도련님 기념관’과 도고 온천 방문 전 읽으면 여행의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산음》 – 가와바타 야스나리
가마쿠라와 인근 지역의 고요한 풍경 속에서 주인공들이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선을 차분히 풀어갑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문체를 음미하며 가마쿠라의 해안과 절을 거닐면, 작품 속 서정이 현실 풍경과 겹쳐집니다.
《골든 슬럼버》 – 이사카 고타로
평범한 남자가 일본 총리 암살범으로 몰려 쫓기는 하루 동안의 사건을 그린 현대 스릴러입니다. 빠른 전개와 반전, 그리고 도시 공간을 활용한 숨막히는 추격전이 특징입니다. 하코다테의 거리와 항구가 주요 무대로, 소설 속 장면을 따라가며 여행하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간 듯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 문학 명작 여행 루트는 각 도시가 품은 문학적 색채와 현장의 생생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골든 슬럼버》원작 소설과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봐서 하코다테를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원작을 읽고 여행하면 단순한 관광이 아닌, 작품 속 세계로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혹시 일본을 가실 계획이라면, 일본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테마 여행을 계획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